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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모든 고통을, 벗어날 수 없다면 즐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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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박꽃 누룩이 매와 잡사와니 내 엇디 하리잇고-'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나쓰메 소세키 (문학사상사, 2008년) 상세보기 ‘일본 문학 100년 사상 최고의 국민 작가, 최대의 걸작’이라는 문구를 제목 위에 멋스럽게 걸고 있는 이 책은 그다지 대단한 서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화자가 고양이라는 신선함은 첫 단락까지만 유효하다. 그 뒤로는 특정한 서사의 큰 줄기 없이 구샤미 군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습고도 귀엽게 그려진다. 단락 단락 떼어 읽기엔 재미있어도 한 권의 책으로 통째 읽기엔 좀 지루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어떤 것이 훌륭한 소설인가, 웅장한 서사는 소설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문제는 다룰 만한 능력도 용기도 없으니 차치하기로 하자. 나는 세상을 우습고도 귀엽게 그린 것이 이 소설의 탁월함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2009. 11. 30.
끝까지 읽은 이유-'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김열규 (궁리, 2001년) 상세보기 끝까지 읽었다. 처음엔 조금 지나면 본론으로 들어가리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읽었고 중간엔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읽었고 뒷부분은 꼭 끝까지 읽어서 자신있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겠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대학원 시절 아니 학부 시절에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최고는 원서, 다음은 번역서, 할 수 없을 때 국내서.' 그런 이야기가 왜 생겼는가 이해했다. 차라리 그냥 수필집으로 기획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각주없는 인문서는 또 참으로 새롭구나! 이책의 문제점을 대강 짚어보자면, 먼저 밀도가 없다. 문장은 매끄러우나 그 매끄러운 문장들이 담고 있는 내용은 별로 없다. 처음부터 밀도있는 책은 매우 어렵게 읽게 된다. .. 2009. 11. 30.
당신은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법정의 아이들' 법정의 아이들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윌리엄 에이어스 (미세기, 2004년) 상세보기 이 책은 미국 청소년 재소자를 위한 학교의 교사가 그 학교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청소년 재소자에 대한 문제를 다룬 책이다. 한 단락씩 번갈아 학교에서 있었던 일과 법정, 재판, 교도소, 청소년 범죄, 처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쉽게 소설을 읽듯 감성적으로 읽게 된다. 그리고 그 밖의 부분에서는 여러 통계 자료를 통해 저자의 입장을 더욱 확실히 알게 된다. 저자는 청소년 범죄 문제의 흉폭성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언론과 정치인들에 의해 지나치게 과장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교도와 처벌 등에 관해 고찰하며 청소년 재소자에게 주어지는 것들이 과연 바람직한가.. 2009. 11. 30.
이해하기 나름-'신과 나눈 이야기' 신과 나눈 이야기 1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닐 도날드 월쉬 (아름드리미디어, 2002년) 상세보기 물론 각자의 관점(근데 이 관점이란 놈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인지가 참...)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뭐.. 이해하기 나름 아닌가 합니다. (제 바로 앞에 있는 리뷰를 보니 저도 리뷰가 쓰고 싶어져서요) 물론 저는 많은 부분 이 책의 내용에 대해 그래, 그렇지 정도거나 아, 그렇구나 정도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 제가 존경하는 분에게 들은 것과 상반되는 이야기를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때로 어떤 분들은 하나님의 섭리는 자신들이 다 알 수 없는 것이니 그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해야 한다고 하면서 때로는 같은 분들이 하나님의 뜻인자 말씀이 꼭 자신이.. 2009. 11. 30.
읽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워지는 책-'무탄트 메시지' 무탄트 메시지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말로 모건 (정신세계사, 2003년) 상세보기 가슴 아픈 이야기를 안 좋아하는 까닭에 원주민 이야기라거나 하는 종류의 책은 늘 꺼려왔다. 아는 분이 이 책을 빌려주지 않았다면 절대로 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그분에게 아주 고마워 하고 있다. 소설을 읽듯 이 책을 읽는 나 같은 사람에게 이 책은 전혀 가슴 아프지 않은 책이다. 주인공이랄 수 있는 참사람 부족의 행로가 전혀 비참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비참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그들이 떠난 지구를 상처 입은 몸과 마음으로 그것이 상처인지도 모르고 떠돌 우리들이고 우리의 후세들이다. 물론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있을 최후의 참사람 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도 그 마지막 한 명까지 흔들림없이 .. 2009. 11. 30.
복잡한 결혼의 답답함, 원하지 않으며 끌려가는 자의 억울함-'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박현욱 (문이당, 2006년) 상세보기 처음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절반을 넘어, 아내가 임신하기 직전 혹은 임신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답답했기 때문이다. 좀더 많은 가사 노동, 건사해야 하는 두 개의 가정, 두 명의 남편. 이 여자는 변태다. 한 명에게 제한되지 않은 공평한 사랑? 사랑이라는 것이 할 때는 가슴아픔조차 감미롭지만 끝내고 보면 답답하고 황당한 것이 아니던가. 그 안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던가. 비록 그 안에 또 다른, 그 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더 넓고 신비로운 어떤 세계가 있다 하더라도 그곳은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밀폐된 공간인거다. 각자에게 사랑이란 조금씩 다 다르겠지만 대상이 가족이건 이성이건 .. 2009. 11. 30.